소설, 대체로 흐림

세계문학 편집자의 참을 수 없이 즐거운 세계문학 이야기

밀란쿤데라 3

[문장 아카이브] 밀란 쿤데라

1.루드빅, 당신은 지옥에서 살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지옥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이 가엾습니다. _ 《농담》(민음사, 1999) 2.토마스는 독일속담을 되뇌였다. 한 번은 중요치 않다. 한 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한 번만 산다는것은 전혀 살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다._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민음사, 2009) 3.이 슬픔이란 우리는 마지막 역에 있다라는 것을 의미 했다. 이 행복은 우리는 함께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_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민음사, 2009) 4.기억은 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다. 그가 모든 여자들에 대해 간직한 것은 기껏해야 마음속에 있는 사진 몇 장이었..

문장 아카이브 2024.07.16

이렇게 삭막한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있을 순 있을까?

《정체성(L'Identite)》 _ 밀란 쿤데라 '나'라는 사람의 실체란 게 있을까? 정체성, 정체성, 정체성. 귀가 아프도록 자주 듣는 단어지만 그럼에도 너무 어색하다. 정체성은 어디에서 만들어질까, 분명 만드는 주체는 ‘나’지만 온전히 내가 만들어간다기에는 타인의 시선이 너무 많이 개입된다. 어려서부터 보고 듣고 배운 것을 토대로 가치관을 형성해가고 청소년기를 지날수록 안정성을 갖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면 성인의 정체성은 안정적인가? 그렇다고 보긴 어렵다. 성숙해지고 관계를 가질수록 정체성은 희미해진다. 정체성에 대해 생각할수록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도 같다. 그런데, 애써 생각 속에서 밀어내려는 이 단어를 제목으로 떡 하니 내놓은 책이 있다. 밀란 쿤데라의 『정체성』는 샹탈과 장마르크, 두 남녀가 관..

프랑스 문학 2021.12.14

왜 우리는 무거운 '진지함'을 못 견딜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_ 밀란 쿤데라 지난 8일, 202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습니다. 미국의 시인 루이스 글룩Louise Elisabeth Glück으로, 예상치 못했던 수상자였습니다. 기존에 한국에 번역된 적이 없었던 문학가인 만큼 덕분에 많은 서점과 출판사에서는 난리가 났죠. 대표적인 예로 교보문고에서는 노벨문학사 굿즈로 알베르 카뮈와 마거릿 애트우드 굿즈를 올렸습니다. 그렇게 이번에 밀란 쿤데라의 노벨문학상도 내년을 기약하게 됐습니다. 이제 아흔이 넘는 나이로, 집필보다도 건강에 힘쓰셔야 할 나이가 되신 쿤데라.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그 거론만 이제 1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10년 동안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을 정도로 그의 문학적 가치가 뛰..

프랑스 문학 202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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