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체로 흐림

세계문학 편집자의 참을 수 없이 즐거운 세계문학 이야기

아멜리노통브 3

[문장 아카이브] 아멜리 노통브

1.「네팔 아이들이 좋겠어.」 나는 기쁨에 차서 외쳤다.「어째서 네팔 아이들을 미워해야 하는데?」「네팔이라는 나라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직사각형이 아닌 국기를 쓰고 있거든.」놀라운 침묵이 좌중을 휩쓸었다.「정말이니?」 벌써 흥분으로 탁해진 목소리로 누군가가 물었다.나는 두 개의 삼각형으로 이루어진, 공중 팽이를 길이로 이등분해 놓은 모양의 네팔 국기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그 자리에서 네팔 아이들이 적으로 선포되었다. _ 《사랑의 파괴》(열린책들, 2012) 2.「나에게 사는 법을 가르쳐 줘요. 나에게는 그게 꼭 필요하니까.」_ 《비행선》(열린책들, 2023) 3.이 세상은 살인자들로 득실대고 있소.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놓고 그 사람을 쉽사리 잊어버리는 사람들 말이오. 누군가를 잊어버린다는 것, 그게..

문장 아카이브 2024.07.16

내 첫사랑, 여전히 썅년이어줘서 고마워. 남한테도 부디, 그렇게 계속 쓰레기처럼 굴어주기를.

​아멜리 노통브의 대표작으로는 주로 《적의 화장법》(2001) 혹은 《살인자의 건강법》(1992, 데뷔작)이 꼽히지만, 나는 이 책을 먼저 알았다(그리고 이 작품이 대표작이라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책이 아니라 만화라고 해야 할까. 아마 인터넷을 오래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봤을 만화다. 짤도 돌고 돌아 여러 사이트에 있으니 어디가 오리지널인진 모르겠다. 만화 링크는 아래.​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humor&wr_id=565518 무튼, 아멜리 노통브라는 작가를 먼저 보자. 프랑스어로 글을 쓰는 벨기에 작가인 노통브는 1967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어라라... 벨기에야 원래 고유어가 없고 프랑스 옆에 있다지만 일본이라니(그래도 정체성은 당연히 벨기에..

프랑스 문학 2024.07.16

자타공인 블랙코미디 맛집. 그런데 이제 말장난을 곁들인

"신랄하고 도발적이고 특별하고 오만한 특유의 모습에 충실한 신예 작가"_ 《상트르 프랑스》누군가 "프랑스 소설 좀 추천해달라"라고 하면, 얕은 고민에 빠집니다. "음... 플로베르랑 프루스트, 아 그리고 카뮈도 읽으세요"라고 기계적으로 대답…하기엔 너무 추천봇(bot) 같지 않나요? 보통 '서울대 권장 100선' 같은 뻔한 리스트를 기대하고 물어보는 건 아닐 테니 말이죠(그렇다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원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사르트르의 《닫힌 방, 선한 신》,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권합니다. 이 셋은 아무것도 모르고 읽었던 시절에도 '재미있다'라는 인상이 남았고, 실제로 조금 알고 다시 보니 '의미도 있다'의 범주에 드는 ..

프랑스 문학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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