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체로 흐림

세계문학 편집자의 참을 수 없이 즐거운 세계문학 이야기

문장 아카이브

[문장 아카이브] 알베르 카뮈

오로지 edior-ozi 2024. 7. 15. 16:12

 

 

1.
그러나 리유는 몸을 일으켜 세워 앉으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행복을 택하는 것이 부끄러울 게 무어냐고 말했다. “그렇습니다.” 랑베르가 말했다. “그러나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요.”
_ 《페스트》(책세상, 2023)

2.
삶에 대한 절망 없이 삶에 대한 사랑은 없다.
_ 《안과 겉》(책세상, 2024)

3.
최후의 심판을 기다릴 필요 없어요. 매일 매일이 최후의 심판이니까요.
_ 《전락》(책세상, 2023)

4.
이 책을 쓴 뒤로 많이 걸었으나 (…) 앞으로 나아가는 줄 알았는데 기실 뒤로 물러나고 있을 때가 흔히 있었다
_ 《안과 겉》(책세상, 2024)

5.
“나는 내 시대를 증오한다.” 생텍쥐페리는 죽기 전에 이렇게 썼다. 그렇게 쓴 까닭은 내가 앞서 언급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들을 찬미하고 사랑했던 그의 이 절규가 아무리 감동적이라 해도 우리는 그와 생각을 같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떤 시간에는 이 음울하고 삭막한 이 세계로부터 등을 돌려버리고만 싶은 유혹 또한 얼마나 큰가! 그러나 이 시대는 우리의 것이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증오하며 살 수는 없다.

_ 《결혼·여름》(책세상, 2024)

 

6.
한 사람은 관조하고 다른 사람은 자기의 무덤을 판다. 어떻게 그들을 서로 분리해 생각하겠는가? 인간들과 그들의 부조리를 어떻게 분리해 생각하겠는가? 그러나 여기 미소 짓는 하늘이 있다. 햇빛이 부풀어 오른다. 곧 여름이 되려는가? 그러나 사랑해야 할 사람들의 눈과 목소리가 여기 있다. 나는 나의 모든 몸짓으로 세계를 붙잡고 있으며 나의 모든 연민과 감사를 통해서 인간들을 붙잡고 있다. 세계의 이 안과 저 겉 중에서 나는 어느 한쪽을 택하고 싶지도 않고 또 남이 택하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_ 《안과 겉》(책세상, 2024)

728x90
반응형

'문장 아카이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장 아카이브] 아멜리 노통브  (0) 2024.07.16
[문장 아카이브] 밀란 쿤데라  (0) 2024.07.16